지난 글들을 올리다 최신 소식도 하나쯤 섞어야 되지 않을까, 싶어
급히 포스팅 하나를 추가해봅니다.
'이런 소식 따위 바라지 않아' 라는 말 부디 참아주세요.
오랜만에 머리를 잘랐습니다.
다이소에 들러 이천 원짜리 숱가위를 샀거든요.
다이소에는 정말 없는 게 없어요.
사실 없는 것도 있긴 합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조선시대 양반들이 사용하던 금수저를 구할 데가 어디 없을까?" 라는 질문에
"다이소에 가봐" 라는 대답은 금물입니다.
친구에게 욕 먹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 쓸쓸해지는 대답이 될 게 분명합니다.
숱가위라는 걸 아시는지요?
가위 두쪽 중 한쪽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가위 칼이고요,
다른 한쪽은 머리빗처럼 중간중간 이빨이 나간 칼로 만들졌습니다.
미용실 누나가 쑥닥쑥닥 숱가위를 이용해 머리를 자르면
왠지 이전보다 멋있어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가위죠.
저 역시 미용실에 갈 때면 '저 가위는 어쩐지 사고 싶어 지는군' 하는
충동을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바로 그 가위를 다이소에서 이천 원 주고 구매했습니다.
세면대 거울 앞에 서 길고 긴 머리를 향해 다이소표 숱가위를 들이댔습니다.
영화 <아저씨>에서 셀프 이발을 하던 주인공처럼 결연에 찬 눈빛도 잊지 않았지요.
그 눈빛을 굳이 해석해보자면 '야호, 나는 곧 멋있어질거야!' 라는 확신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셀프이발 까지는 아니었지만 말이죠.
머리를 잘라준 H형님 고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째 머리카락을 자르는 게 아니라
머리털이 뽑히는 듯한 고통에
순간순간 어금니를 깨물어야 했습니다.
이건 가위 때문이라기 보다는
제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을 자기책임으로 돌리는 일이 왠지 억울하기도 합니다.
혹시 가위의 문제였을지도 모르니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보고 싶어질 지경입니다.
확인을 위해 제게 이발을 맡기실 수 있는 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이발이 끝난 후 부상으로 요구르트 하나 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길고 긴 인내 끝에 한동안 자르지 않아
뒷목까지 뒤덮던 머리가 제법 정돈되었습니다만,
'야호, 나는 곧 멋있어질거야!' 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 다이소 가위를 이용해 한층 더 예뻐진 제 사진을 올려봅니다.
자랑할 데가 없어 이곳에 올린다는 점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진을 보며 "너 혹시 예쁘다는 말이 뭔지 몰라?" 의구심을 품으며 의아해질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최신유행을 따라 이런 대답을 준비해야겠지요.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야 그거 언제적 건데. 너 혹시 유행이라는 말이 뭔지 몰라?" 라는 대답은 부디 참아주세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
어쩐지 연속해서 올린 포스팅 세 개가 탈모와 이발.
본의 아니게 모두 머리털과 관련된 내용이네요.
죄송합니다. 머리털에 대한 미련을 아직 다 떨치지 못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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