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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일기

록'셔리와 함께 떠나는 리노베이션과 발명의 세계

by 댄스동자 2013. 5. 7.





   가볍기로 치자면 유니클로 울트라 라이트 패딩보다 더 가벼워지는 것을 목표로, 록'셔리라는 깃털 같은 코미디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많이 없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이참에 <격월간 잉여>지면을 통해 홍보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와 같은 뻔뻔스럽다 못해 뻔데기스럽기까지 한 소개로 여러분의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켁켁! 물! 물! 목이 메이는 관계로 키보드 옆에 놓인 인절미 접시는 잠시 거두는 등의 거두절미를 하고, 미래 용사 볼트론의 합체 속도보다 더 빨리 본론에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곧바론 본론에 들어간다고 하니 서론이 내심 섭섭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제 나이가 서른이 되자 보니 서론이 느끼는 그 섭섭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안해, 서론아' 라고 사과를 하고 나니 어째 '반갑다, 논리야.' 라는 책 제목과 비슷한 말을 해버리고 말았네요. 어렸을 적 그 책을 참 재미나게 봐 놓고서도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글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리정연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논'을 뺀 '리정연'하게까지는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리정연' 이라.. 왠지 북한 이름 같기도 한 것이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씨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설마했던 네가 나를 떠나 버렸어~ 설마했던 네가 나를~" 아 죄송합니다. 잠시 노래에 심취해 버렸네요. '논리정연'에서 '이정현'을 발견하다니 이것 참 난감하고 쓸데없는 것을 찾아내 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록'셔리 작업을 통해 발견해 보았던 난감하고 쓸데없는 발명품(이라고 해서 '프라다'나 '구찌' 매장의 스니커즈 같은 걸 생각하시면 곤란해요.)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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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자전거 도로, 고가다리 밑은 숯불 연회장이 욉니다. 한밤중 골목의 담벼락은 근사한 심야식당이 되기도 하지요. 초등학교의 놀이터는 그럭저럭 잠들 만한 숙박업소로 변신합니다. 뒷간의 꼬불꼬불 기다란 배수로는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이 그토록 바라던 썰매 연습장이 되기도 해요.

   이것 참 난감하고 씉데없는 발명과 리노베이션입니다. 이런 것도 잉여짓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머릿속의 재밌는 상상들을 몽상을 썩히는 것보다는 좀 더 쓸모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끝내주는 생각들도 행동이나 표현으로 배출되지 못한다면 그저 머릿속의 잉여물로 남고 말 뿐이에요. 아유, 뭐 또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잉여든 잉어든 가능한 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자주 웃는 것, 그게 더 중요하겠죠. 저는 요즘 맛있는 걸 잘 먹지 못하고 있는데요. 아유, 뭐 여유 생기면 또 자주 먹을 수 있게 되겠죠. 근데 잉어탕은 먹을 만한가요? '오잉'이라는 과자는 먹을 만했습니다.


<2013년 5월 7일에 작성해 '월간 잉여' 에 보낸 글입니다.>